[일과 신앙] “한 손엔 침통, 다른 한 손엔 십자가”
전문인 선교사 훈련원 ‘제중원’ 이용길 원장
이용길 제중원장이 28일 충남 아산 배방읍 공원로 미션브리지에서 대체의학 전문인 선교사 양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문인 선교사 훈련원인 제중원(제중원.org) 이용길(70) 원장은 하루해가 짧다. 대체요법(전자침, 압봉, 이혈요법 등)으로 제중원을 찾는 이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각종 봉사활동에 바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그동안 전문인 선교사 500여명을 배출했다.
“제중원은 미국 북장로회 알렌 선교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입니다. 그 이름을 딴 우리 제중원은 대체의학 전문인 선교사를 양성, 저개발 국가나 직접적인 선교가 힘든 해외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중원은 선교에 열심이다. 교회개척과 병원선교, 현지 대학 동양의학과 개설을 통한 의료선교 지도자를 양성해 지구촌 복음화를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태국과 필리핀, 아프리카 등에 여러 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동양의학은 이제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인간의 몸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의료서비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의학의 확산은 이제 막을 수 없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인근 교회 목회자에게 침술을 배웠다. 웬만한 병은 침으로 고친다는 소릴 들었고 이를 계기로 교회에 출석했다. 중국 랴오닝중의약대학(중의학)을 졸업하고 중국 한의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총신대 신대원과 미국 풀러신학교를 졸업한 그는 경기도 용인 로뎀교회를 40년 가까이 섬긴 뒤 조기 은퇴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전문인 선교훈련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2016년 3월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원로 KTX 천안아산역 인근에 ‘제중원 선교센터’(미션브리지)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선교사 훈련 및 일시 귀국한 선교사들의 쉼과 재충전을 위한 장소다. 세미나실과 기도실, 사무실, 도서실, 친교실,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추고 있다.
그는 “은퇴 후 귀국하는 선교사들의 은혜로운 노후생활을 위한 선교사 마을 조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중원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 세계선교회(GMS) 전문인 선교사 훈련과정으로 시작했다. 현재 매주 월요일 오전 10∼12시 침술선교 10주 과정을 열고 있다.
훈련과목은 정혈요법(무통사혈요법)과 경혈학, 전자침, 압봉, 부항, 뜸, 선교학, 비전트립 등이다. 중국 산둥중의약대에서 연수한다. 화요반은 서울 강남구 논현로 은혜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집중반(목·금 4일)도 개설할 계획이다.
“한의학 분야 중에서도 침술을 통한 전도는 효과가 큽니다. 의료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지요. 특히 국내에서 개발한 전자침은 피부에 찌르지 않고도 놀라운 치유력을 보이고 있으며, 경락혈 자리까지 찾아줄 만큼 발전했습니다. 누구나 법적인 제한 없이 쉽고 안전하게 가족과 공동체의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지난해 8월엔 청각관리센터를 개원했다. 보다 체계적인 청각관리사 훈련과 함께 지역사회 주민들을 섬길 수 있었다. 교회나 선교단체의 요청이 있을 시 봉사대원을 파송해 교회 부흥과 전도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귀전도법 과정(귀반사 건강학)도 개설했다. 지난해 12월 보청기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이명·난청 치료에 원천기술 특허를 가진 업체인 ‘소리대장간’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치유에 힘을 모으고 있다.
“귀를 관찰하면 전신 건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귀를 자극해 건강을 개선하는 관계전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아침에 눈 뜨면 하나님께 “초심을 잃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일만을 생각한다. “한 손에는 침통, 다른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선한 일을 하는 게 저의 비전입니다.” 이 원장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출처] - 국민일보